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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회는 신라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1200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전통문화입니다. 남녀노소 한국인과 외국인 모두가 쉽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입니다. 해외에도 부처님 오신 날이 나라의 큰 행사인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행해지는 연등회 축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신라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연등회의 역사
신라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연등회의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신라시대 경문왕 시대 정월 15일과 진성여왕 4년 정월 보름에 황룡사로 행차하여 연등을 보았다는 삼국사기 기록이 있습니다. '등을 보았다'라는 의미의 간등은 1000여 년 전에 이미 사찰에서 등을 밝혀 연등회를 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는 나라에서 법으로 정하여 모든 국민이 불교를 믿게 하던 시대였습니다. 태조가 남긴 '훈요십조'에는 팔관회와 함께 연등회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고려 후기에 연등회에 관한 일을 맡는 임시적인 관아를 설치하였습니다. 연등위장을 법으로 정할 정도로 국가적인 행사였습니다. 음력 정월 보름과 2월 보름에 국왕과 온 백성이 풍년이 되기를 기도하였습니다. 궁궐부터 시골까지 화려한 연등을 밝히고 잔치를 열였습니다. 그리고 노래와 춤을 즐겼습니다. 왕이 행차했다가 돌아오는 가두행진의 길 양 옆에는 이틀밤에 걸쳐 3만 개의 등불을 밝혔습니다. 너무 밝은 불빛에 마치 낮과 같았다고 합니다. 고려사에 따르면 의종 20년에 백선연이 사월초파일에 등을 밝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고종 32년 사월 초파일에 최이가 연등회를 열어 밤새도록 음악연주와 연극 무대 예술을 벌였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에서 책임지고 하는 연등회는 중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는 민속행사로 남아 해마다 일정한 시기에 되풀이하여 행하는 풍속으로 이어졌습니다. 밤에는 수도의 남녀노소가 등을 들고 나와 돌아다녔습니다. 불꽃 바다를 이루어 그 장관을 구경하는 관등놀이가 유행하였습니다. 남산의 잠두봉에 올라가 연등을 내려다보는 것이 매년 가장 큰 구경거리였습니다. 1915년 매일신보를 보면 다양한 강연회, 음악회 등 현대적인 문화행사의 형식으로 초파일 행사가 개최되었다고 합니다. 해방 이후 연등행사 외에 법요의식, 강연회, 음악회 등의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연등행사는 전국 사찰에서 활발하게 이어져왔습니다. 1955년 조계사 근처에서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로 사람들이 등을 들고 줄을 지어가는 행사를 한 것이 지금의 연등행사의 시작입니다. 1975년 사월 초파일이 국가 공휴일로 정해졌습니다. 그 후 더 많은 사람들이 연등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1976년부터는 여의도광장에서 조계사까지 연등행렬을 하였습니다. 1996년부터는 동대문운동장부터 조계사에 이르는 연등행렬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전통문화마당, 어울림마당, 회향한마당 등으로 진행됩니다. 예전의 고려나 조선시대와 같이 현재는 국민축제가 되었습니다. 1,200여 년이라는 역사와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는 연등회는 무형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4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서로 배려하는 평등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2020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었습니다.
모두가 참여하고 즐기는 전통문화
등은 온갖 욕심으로 인해 발생한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지혜와 자비를 나타냅니다. 부처님 오신 날뿐만 아니라 등을 수시로 밝히고 부처님께 등공양을 올리길 바랍니다. 탐욕, 분노,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깨우침을 얻게 되길 바랍니다. 작은 등 하나를 만들 때에도 온 정성을 기울이게 됩니다. 대형 등 제작은 여럿이 함께 화목하게 어울리고 배려하는 긴 수행으로 여기며 만듭니다. 연등회의 연등놀이와 회향한마당은 각 사찰의 연희단과 율동단의 공연입니다. 전문무용단이 아닙니다. 청년들의 역동적인 춤과 곱게 단장한 아주머니들의 장고춤은 모두 아마추어 솜씨입니다. 참여자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방법으로 창작율동과 음악을 도입하였습니다. 율동과 노랫말은 축제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부담 없이 함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연등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행사장 어디를 가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하게 있습니다. 직접 참여할 수 있습니다.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전통문화마당이 펼쳐집니다. 100여 개 부스가 있어 여러 가지 문화체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과 시민들이 연등행렬만큼 좋아하는 축제 프로그램입니다. 실제로 연등회에 참여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연등회를 단순한 종교행사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잘 살린 문화축제로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전통문화는 세월과 함께 이어져 내려옵니다. 그러면서 시대적,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며 바뀌고 재창조됩니다. 한국불교 역사는 1700년입니다. 오랜 역사와 함께 연등과 관련된 행사가 꾸준히 계속되었습니다. 그만큼 연등회는 민속문화로서의 가치와 다양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부터 연세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등을 밝혀 행렬에 자발적으로 함께 참여하십니다. 그 모습은 오랫동안 습속화된 전통입니다. 사람들과 함께 숨 쉬며 국민들의 손에서 손으로 이어져 내려온 문화입니다.
해외의 부처님 오신 날
부처님 오신 날은 대한민국 외에 해외에서도 국민적인 축제입니다.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등의 국가에서는 부처님의 탄신일이 가장 큰 축제입니다. 스리랑카 국민의 80% 이상이 불교를 믿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웨삭이라고 합니다. 음력 4월 15일 당일과 그다음 날을 공휴일로 정했습니다. 부처님의 탄생일, 성도일, 열반일을 모두 함께 기념하여 큰 규모로 축제가 펼쳐칩니다. 모든 신도들은 흰 옷으로 갈아입고 종일 절에서 보냅니다. 흰 옷은 청정과 순결을 의미합니다. 신도들은 기름등, 꽃, 향, 초를 공양으로 올립니다. 스님들에게 필요한 생활용품도 공양으로 올립니다. 스님들은 종일 절에서 법문을 하거나 토론회를 갖고 신도들은 명상과 팔리어를 암송합니다. 또 축제 때 부처님의 치아를 모신 사리함이 공개됩니다. 그리고 1백8마리의 코끼리행렬이 웅장하게 펼쳐집니다. 신도들은 집 대문에 커다란 아치형 장식을 꾸미고 밤이면 네온사인 장식을 하여 화려한 축제 분위기를 만듭니다. 미얀마는 인구의 85%가 불교신자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까송쉬우내톤'이라고 합니다. 그 의미는 '깨끗한 물을 보리수에 끼얹는다'는 의미입니다. 신도들이 복을 부르기 위해 은으로 된 그릇에 물을 길어다 영혼을 정화하고 촛불을 탑 주변에 켜놓고 소원을 비는 행사입니다. 관욕식을 끝낸 미얀마인들은 대문을 모두 열고 길가는 사람을 위해 차, 과일, 담배 등을 무료로 나눠줍니다. 내국은 인구의 97%가 불교인입니다. 불교국가라 할 수 있는 태국은 5월 중의 만월일을 부처님 오신 날로 정해 이날을 베사카라 부릅니다. 이 날은 국경일입니다. 35일간 국기와 불교기가 게양되어 각 사원의 법회실황을 TV와 라디오를 통해 보도합니다. 베사카에 참석한 불자들은 등이나 촛불을 켜서 들고 금종이를 사서 불상에 붙이며 각자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특히 태국 국민들이 부처님 오신 날에 가장 정성을 들이는 일은 스님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입니다. 음식, 꽃, 치약, 휴지 등 일용품을 공양하기도 합니다. 인도에서의 부처님 오신 날은 인도력 제2월의 만월일로 붓다자얀티라고 합니다. 국가 경축일로 정해져 있어 온 국민이 이날을 축하합니다. 스님 신도들은 이날 저녁에 사 르나도 초전법륜 탑 앞에서 촛불을 켜고 밤늦도록 탑을 돌고 기도하면서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되새기곤 하십니다.